언론보도

<한겨레> 노동절 전야제 복원한다...30일 '백기완 문화예술 한바탕'

노동절 전야제 복원한다…30일 ‘백기완 문화예술 한바탕’

이정국기자 2026-04-27 18:36

민주노총 등 공동 주최…저녁 7시 서울 청계광장서
“청년까지 확장되는 문화 콘텐츠로 발전시키고 싶다”

백기완 문화예술 한바탕 조직위원회가 27일 서울 종로구 백기완마당집에서 ‘제1회 백기완 문화예술 한바탕’ 개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백기완 문화예술 한바탕 조직위원회 제공

백기완 문화예술 한바탕 조직위원회가 27일 서울 종로구 백기완마당집에서 ‘제1회 백기완 문화예술 한바탕’ 개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백기완 문화예술 한바탕 조직위원회 제공

“혁명이 늪에 빠지면 예술이 앞장서서 길을 낸다.”

민중운동가 백기완 선생의 5주기를 맞아 그의 삶과 정신을 잇는 문화예술제 ‘제1회 백기완 문화예술 한바탕’이 노동절 전날인 오는 30일 저녁 7시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다. ‘광장의 노래―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를 내건 이번 행사는 백기완노나메기재단(이하 백기완재단)과 백기완 문화예술 한바탕 조직위원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서울본부가 공동 주최∙주관한다.

주최 쪽은 27일 서울 종로구 백기완마당집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행사 취지와 구성, 향후 계획을 밝혔다. 양기환 백기완재단 이사는 “올해가 첫 회라 서툰 점도 있지만 하나씩 채워가며 이어가겠다”며 “청계광장에서 열리는 백기완 문화예술 한바탕이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애초 추모음악제로 논의됐으나 단순한 추모를 넘어 지금의 현실과 맞닿은 문화예술제로 방향을 확장했다. 이종회 백기완재단 이사는 “추모를 넘어 백 선생의 삶과 뜻을 지금의 현장에서 이어가자는 취지”라며 “억압받고 소외된 이들의 삶을 함께하는 문화예술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문화연구가 김창남 성공회대 명예교수는 “1970~90년대 민주화운동 속에서 다양한 예술 장르가 결합해 메시지를 전했던 자리에서 백기완 선생의 말과 사상은 후배 문화∙예술인들에게 강력한 원천이 됐다”며 “그의 언어와 표현 자체가 하나의 예술이었다”고 평가했다. 김준기 미술평론가는 “백기완의 언어 자체를 하나의 예술적 자산으로 보존하고 확장해야 한다”며 “백 선생의 말은 강약과 고저, 서사를 지닌 탁월한 이야기꾼의 예술이었다. 글뿐 아니라 말의 형식과 표현까지 아카이빙하고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노동절 전야제 복원의 의미도 있다. 올해는 ‘근로자의 날’이 아닌 ‘노동절’로 이름을 되찾은 뒤 맞는 첫해다. 김진억 민주노총 서울본부장은 “63년 만에 노동절 이름을 되찾았지만 여전히 많은 노동자가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이라며 “노동절 전야제를 복원해 노동과 사회 문제를 함께 제기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989년 시작된 전야제는 비정규직 등 주요 의제를 담아온 자리였다”며 “이번 행사는 그 흐름을 다시 잇는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배우 권해효의 사회로 진행되는 공연은 3개 마당으로 구성된다. 첫 마당 ‘임을 위한 행진곡’은 청년·학생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인터내셔널가’를 부르며 시작한다. 둘째 마당 ‘예술이 앞장서나니 산 자여 따르라’에서는 산재 유가족과 해고 노동자, 이주노동자 등이 예술가들과 함께 무대에 오른다. 셋째 마당 ‘젊은 춤꾼이여 딱 한발 떼기에 목숨을 걸어라’는 과거 전야제 세대와 청년 예술가들이 함께 꾸민다.

‘제1회 백기완 문화예술 한바탕’ 포스터. 백기완 문화예술 한바탕 조직위원회 제공

‘제1회 백기완 문화예술 한바탕’ 포스터. 백기완 문화예술 한바탕 조직위원회 제공

음악 무대에는 정태춘, 하림, 꽃다지 등이 참여하고, 시 낭송에는 송경동 시인이 함께한다. 이와 함께 풍물과 춤, 연극 등 다양한 장르 예술가들이 무대를 채워 복합적인 공연 형태로 진행된다.

주최 쪽은 이번 행사를 노동절 전야제로 매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은 명필름 대표는 “올해를 시작으로 향후 10년간 행사를 이어갈 계획”이라며 “초기에는 기존 세대가 중심이 되지만 이후에는 젊은 세대가 이 흐름을 이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연을 연출하는 집회∙공연기획자 이사라는 “백기완이라는 이름 아래 흩어져 있던 민중문화의 흐름이 다시 한자리에 모이는 자리다. 시작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공동연출자인 박민희 공연기획자도 “출연자만 200명이 넘고 다수의 합동 공연과 창작 무대가 포함됐다”며 “앞으로 청년 세대까지 확장되는 문화 콘텐츠로 발전시키고 싶다”고 밝혔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